FOOD & STAY
전남 맛집 가이드
전라남도에서 무엇을 먹을지는 대체로 어느 물가에 서 있느냐로 정해집니다. 남해안은 생선과 조개, 서남해는 낙지와 홍어, 내륙은 고기와 국물이 중심입니다. 여기서는 특정 상호 대신 고장과 상권을 기준으로, 어느 동네에 들어가면 무엇을 만나게 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050-8202-7993여수 갓김치와 게장백반
여수 돌산 갓김치는 이 지역 밥상의 기준점 같은 반찬입니다. 잎이 도톰하고 매운맛이 뒤에 남는 갓으로 담가 젓갈 향이 강한 편이라, 처음 먹는 분은 밥 없이 한 젓가락 집었다가 놀라기도 합니다. 돌산 쪽 김치 상가에서는 대부분 시식 후 고를 수 있습니다.
게장백반은 여수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한 끼입니다. 간장게장 한 마리와 양념게장이 함께 나오고 나머지 상은 밑반찬으로 채워지는 구성이 일반적입니다. 교동시장과 여수 원도심 일대에 게장 전문점이 몰려 있습니다.
해산물이 부담스러운 날에는 서대회무침이나 장어탕 쪽으로 방향을 틀어도 됩니다. 서대는 살이 부드러워 막걸리 식초로 무친 회무침이 여수 특유의 신맛을 냅니다.
목포 세발낙지와 홍어삼합, 민어
목포에서 낙지는 굵기가 아니라 가늘기로 값이 갈립니다. 다리가 가는 세발낙지는 연포탕으로 끓이거나 통째로 나무젓가락에 감아 먹는 방식이 대표적이고, 낙지비빔밥이나 갈낙탕처럼 다른 재료와 묶는 조합도 흔합니다.
홍어는 취향이 확실히 갈리는 음식입니다. 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수육, 묵은지를 한 점씩 올려 먹는 삼합이 기본형이고, 처음이라면 삭힘 정도가 약한 것부터 시작하는 게 안전합니다. 목포와 나주 영산포 쪽에 전문점이 몰려 있습니다.
여름에는 민어가 중심으로 올라옵니다. 회와 전, 부레와 껍질까지 부위별로 나오는 민어 한 상은 복달임 음식으로 오래 대접받아 온 차림이라 값도 계절도 분명한 편입니다.
순천 짱뚱어탕과 벌교 꼬막정식
짱뚱어는 순천만 갯벌에서 잡히는 물고기입니다. 뼈째 갈아 된장으로 맛을 잡고 시래기를 넣어 끓이는 짱뚱어탕은 첫인상이 추어탕과 비슷하지만 국물이 더 맑고 뒷맛이 담백합니다. 순천만 가는 길목 식당에서 흔히 냅니다.
보성 벌교로 넘어가면 꼬막이 주인공입니다. 삶은 꼬막 한 접시에 꼬막무침과 꼬막전, 꼬막회무침까지 붙어 나오는 꼬막정식이 이 동네 기본 상차림입니다.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 겨울이 제철입니다.
꼬막은 까는 요령이 따로 있습니다. 껍데기 뒤쪽 홈에 숟가락 끝을 넣고 비틀면 쉽게 열리는데, 이걸 모르고 손톱으로 씨름하다 손끝이 먼저 지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광 굴비와 나주 곰탕, 장흥 한우삼합
영광 법성포는 굴비로 이름난 포구입니다. 조기를 소금에 절여 해풍에 말리는 방식이라 짠맛과 단맛이 같이 오는데, 굴비정식을 시키면 구이 한 마리에 고추장굴비와 밑반찬이 줄줄이 따라옵니다. 상가 거리에서 선물용으로 사 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나주 곰탕은 국물이 맑은 계열입니다. 사골을 오래 고아 뽀얗게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고기를 삶아낸 국물을 쓰기 때문에 색이 옅고 고기 결이 그대로 보입니다. 나주 목사내아 주변에 곰탕집이 모여 있습니다.
장흥은 한우와 표고버섯, 키조개 관자를 한 판에 구워 먹는 삼합으로 알려진 고장입니다. 세 가지를 한 점씩 겹쳐 먹는 방식이라 식감 차이가 그대로 느껴지고, 장흥 토요시장 일대가 중심 상권입니다.
담양 떡갈비와 강진 한정식, 광양 불고기
담양 떡갈비는 갈빗살을 다져 뭉쳐 굽는 방식입니다. 숯불에 구워 겉이 달게 그을리고 안은 촉촉한 상태로 나오는데, 대통밥과 함께 내는 집이 많아 죽통에 지은 밥과 떡갈비를 한 상에서 만나게 됩니다. 관방제림과 죽녹원 주변에 식당이 몰려 있습니다.
강진과 해남 쪽으로 내려가면 남도 한정식이 나옵니다. 반찬 가짓수가 스물을 넘기는 상차림이 기본이라 인원이 적으면 남기기 쉬우니 주문 전에 인원 기준을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곡성 섬진강 쪽에서는 여름 은어를 소금구이나 회무침으로 냅니다.
광양 불고기는 얇게 저민 소고기를 미리 재우지 않고 구워 내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고, 완도에서는 전복이 죽과 구이, 회로 각각 올라옵니다. 남도 상을 며칠 받다 보면 위장보다 다리가 먼저 지칩니다. 그런 밤이면 밤동백이 숙소로 갑니다.